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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 ​멧돼지 산군과 신부 -

또기 | @tmfejdwhswoa

왔구나-




명헌 태어났던 그날은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렸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하늘도 축하한 날 이었다고 얘기하셨다.





어머니는 타국의 신녀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모든걸 내려놓고는 이곳으로 넘어와 저를 가졌다고 했다.

왕손을 가졌지만, 그녀는 후궁의 자리도 받지 못한채 명헌을 낳았다. 커다란 왕궁의 제일 작은 궁에서 아이를 받아주는 이 하나 없이, 그렇게 조용히 태어났다.








"어머니 아직 잠이 오지 않아용..."


어머니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명헌은 이시간이 항상 즐거웠다. 신국과 여러 영물들과 산신이나 신화등의 이야기를 듣고 자면 항상 좋은 꿈을 꿨다.

꿈에서 깨면 기억은 나지 않으지만, 행복했다는것만 남았는데, 이것을 어머니에게 말하면 어머니는 알고 있다는 듯 웃으며 저를 바라봐 주었다.


"인간의 삶에는 총 3번의 삶이 있다고하는데 아무도 자신이 몇번째의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붉은실로 엮여 있는 연은 꼭 다시 만나게 된다고 그래"

"우리도 그럼 실로 엮여있는건가용?"

"그럼 아주 꽉 묶여있을꺼야"

"그럼 어머니와 저는 지금 몇번째 만나는건가용?"

"글쎄, 그건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가끔 신력을 가진 사람은 볼수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것은 볼 수 없는걸"

"어머니도 모르시는 건가용? 첫번째인지 두번째인지? 어머니는 신녀이니 신님이 알려주지 않는건가용?"

"아쉽게도 신은 우리에게 매번 답을 알려주지 않는단다. 수많은 기도를 올릴뿐 그중 하나의 답을 얻을수 있다면 다행이지, 하지만 너는 알수있을꺼야."

"제가용? 저는 어떻게 알수있는건가용? 알려주세요 어머니"


명헌의 물음에 어머니는 답을 하지 않고 웃으며 어서 자라며 불을 끄고는 명헌을 토닥였다.

토닥임을 받으면서도 붉은 실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고, 저도 신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을까, 언제 알 수 있는 걸까, 어머니 말고 또 저와 실이 엮인 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잠에 들었다.

아침이 되었을때 이상하게도 눈물이 흘렀다. 알수 없지만 그저 흐르는 눈물에 어머니의 품으로 가 안겨 울었다.


그날 명헌은 어머니에게 감색의 구체를 선물받았다.

인형처럼 생겨서는 폭신하지는 않고 조금 딱딱했던것이 벽에 던지니 저에게 튀어 다시 돌아왔다.

신난 명헌은 아침에 울었던것은 잊고, 구체를 들고 통-통- 튕기며 신나게 놀았다.






명헌의 작은 궁에는 궁녀들이 없었다.

어릴적에는 몇 몇 본것같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는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되는것이라며 어릴적부터 옷을 갈아입거나 하는것은 명헌 혼자서 해왔다.

매일 아침이 되면, 어머니께서는 일찍이 일어나 세숫물과 아침상을 들고 들어와, 명헌에게 옆에 있는 물로 세수를 하고 밥을 먹으라며 잠에서 깨웠고, 명헌을 작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차가운 물을 조금 모아 얼굴에 가져다 대며 세수를 하고는 어머니 옆에가 숟가락을 들고는 밥을 먹었다. 다 먹은 후에는 일어나 옷을 입고, 아직은 혼자 끈을 묶기 어려워 오래 걸려도, 어머니는 잠잠히 기다려주었다.


그러고는 어머니는 명헌의 손을 잡고는 뒤뜰로 나가 수풀을 지나, 산의 초입에 명헌의 손을 놓고는 여기서 놀고 있으라며 요깃거리를 쥐어주고는 혼자 산을 올랐다.

개미들이 줄을 지어 굴에 들어가는 것을 보거나, 그옆의 꽃내음을 맡으며 어머니를 기다렸다.

가끔은 하얀 빛을 띄는 것들이 명헌에게 와 같이 조잘거리거나 하였다.


그것들은 보고 들을 수 있던 명헌은 처음엔 그저 민들레홀씨인줄 알고 잡아버렸을때는 소리를 꽤액 지르는것에 놀라 화들짝 내려놓고는 미안하다며 사과했을때가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신부님 무슨 생각해요?

"처음봤을때가 생각나서용"

-그때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찌부라지는 줄 알았어요! 그때 우리였으니 다행이지, 다른녀석들이였으면 화를 면하지 못했을꺼라구요!

"가끔 회색이나 파란것들도 와도,큰일은 안나용!"

-그래도 조심하는게 좋아요, 걔네는 악한 혼에 가깝거든요 언제변할지 모르는 애들이니 거리를 두세요! 특히나 검은색의 혼들은 진짜 조심하셔야되요!

"알겠어용! 오늘은 같이 개미 봐용! 오늘은 어머니가 엿가락도 줬어용!"

-에휴 그게 뭐가 재밌다고...


하얀빛들은 잘게 잘려진 엿가락을 하나둘씩 들고는 명헌의 주위에 둘러 앉아 조잘거렸다. 명헌은 개미들에게도 엿가락을 잘게 부셔, 땅에 떨어뜨려 주었다.

하얀친구들과 달리 파란색이나 회색빛이 도는 것들은 걸어가고 있을때 발을 잡아 넘어뜨린다던가, 바람을 일으켜 개미들을 멀리 날려보내거나하는 식이었다. 한번은 넘어졌을때 손바닥이 쓸려 피가 났을때는 아주 조금 눈물이 고였던적이 있지만 큰일이라고는 생각하지않았다.


어머니께서 돌아올때쯤이면 다들 사라지고 명헌은 혼자였다.

어머니도 항상 산에 들어가서 무얼 하는지 저에게 알려주지 않았으니 이건 저만 알고 있어도 되는 비밀이라 생각했다.






매일가는것이 유난히 오늘은 가기 싫다며, 가더라도 어머니와 헤어지고 싶지않다며 명헌은 답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머니, 오늘은 저와 개미를 보아용! 조금만 걸어가면, 꽃밭도 있고 연꽃이 있는 연못도 있어용! 가지말구 저랑 있어용! 아니면 저도 올라갈래용!"


어머니는 답지않은 명헌의 행동에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안갈수가 없었다. 명헌을 위해 꼭 찾아야되는 이가 있었으니, 꼭 가야 한다며 명헌의 손을 잡아주며, 오늘은 금방 다녀올꺼야 오래 걸리지 않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며 단호하게 얘기를 하기에, 명헌은 서운한듯 바닥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빨리 오라며, 구체를 안고는 입구에서 조금 멀어졌다.


그렇게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이상한 기분에 명헌 자리를 움직여 걸었다.

바닥을 보며 걷다보니 있던곳에서 조금 멀어진듯하여 돌아가려하였으나 하얀색도, 파란색도 아니고 회색이라기엔 너무 검었던 것이 조금 앞에서 저를 부른다.


이번에는 민들레 홀씨나 먼지의 모양새가 아니였다.

모양새가 꼭 저를 따라한듯 했다, 손과 발이 있었고 얼굴은 없어 표정을 알수는 없었다.

뭔가의 거리낌이 느껴져 무시하고 돌아가려 하였으나, 바람을 일으켜 안고있던 구체를 빼앗아 머리 달아나버렸다. 당황한 명헌은 따라가려하였으나, 하얀친구의 말이 떠올라 잠시 고민하다 구체만 다시 받아 금방 돌아오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움지여 그것을 따라갔다. -장난을 친다 하여도 넘어뜨리는 것 정도는 참을수 있다 생각하였기에.


금방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없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어머니께 말해드렸던 연꽃이 있는 연못이 있었고 구체는 그연못의 바로 옆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 얼른 구체를 주워 가려고 몸을 숙인 순간,


그 순간 명헌의 몸이 밀쳐져 연못의 안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밖에서 볼때는 투명했던 연못의 물은 어두웠고, 검었고, 저를 무겁게 잡아 끓어내렸다.

숨이 모자라 정신을 잃어가는 순간에,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던거 같다. 어머니의 목소리라기엔 너무 낮았는데,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버지인걸까 생각했다.






쿨럭- 쿨ㄹ...흡...후


물을 뱉어내며 눈을 뜨니 연못안이 아니였다. 물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동굴같은곳에 저는 누워있고, 약간 옷이 젖어있지만 약한 불이 있어 춥지 않았다.


불 옆으로 조금 더 가가 앉으니 아직 따뜻함이 느껴져 아직 죽지 않았다는 느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순간에 상황이 반전되었다. 동굴 밖으로 쿵-쿵-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아까 그 검은녀석인 걸까, 하지만 그것은 이렇게 큰 소리를 내 걷지 않았는데, 대체 무엇인가 말인가

눈을 감고 모든것이 꿈이길 빌었다. 눈을 조심스레 떠보니,

마주한것은, 아주 회색의 털에 위로 난 송곳니가 날카롭게 느껴지는 멧돼지였다, 아니 이게 멧돼지가 맞나? 할 정도 엄청 커다랬다. 저가 한입거리도 안될만큼.

잡아 먹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났다. 오늘 양껏 먹은 연못물이 눈물이 되어 나오듯 끊임없이 흐른다. 숨을 참고 있으니 멧돼지가 웃는 것 처럼 느껴졌다.



- 무서운것이냐


끄흡 끅 -

소리를 참으며 고개를 조심스레 끄덕이니 웃음소리를 가 들리는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뜨니 갑자기 사라진 멧돼지에 놀라 까만것들이 또 장난을 친건가 하면서 명헌은 참은 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니, 발치에 작은 갈색의 돼지가 있었다.


-이제는 괜찮으냐 이모습을 좋아했지 않느냐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작은 멧돼지는 아까의 큰 멧돼지인것같았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털을 쓰다듬으니, 뻣뻣할꺼같은 털은 보드라웠다. 아까 검은사람이 변신을 한것인가 하는 생각에 만지면 안될거같았지만, 계속 손이 갔다.


-나는 그런 삿된것들이 아냐


소리내어 말한적은 없는것같은데, 내 속마음을 들여다 본것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너는 예전 부터 그랬지, 얼굴에 태가 나 알수있어

"예전용?"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웃음소리인건지 꿀꿀인건지 알수 없는 소리를 내었다


-지금의 이름은 무엇이냐? 내가 무어라 불러야되는거지?

"제 이름은 명헌이예요 엄마는 헌이라고 불러줘요"

-명헌, 나는 현철이다.

"현철....님?"

-너가 준 이름이니, 편하게 불러.

"제가용? 저는 현철님을 처음보는데용?"


현철은 그저 웃으며 나중에 다 알게된다며 명헌의 대답에 어물적 넘어갔다.

어물적 넘어가는 현철에 꿍해진 명헌은 돼지의 등에 얼굴을 묻으며 너무한다고 웅얼거렸다, 엄마도 현철님도 다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며, 현철은 다 이유가 있는거라며 크면 안다는듯 말하는 것이 더 미웠다.

저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이는 없고 계속 쌓여가는데 화딱지가 날것같았다.

연못에도 빠지고, 멧돼지도 만나고 오늘은 정말 재수 없는 하루인가 싶었다.


-신녀가 너를 찾고 있다. 오늘은 이만 가거라


금새 명헌의 몸보다 3배는 커진것을 보며 놀라는 명헌에 한번 콧김을 밷어주곤 얼른 등에 태워, 산길의 입구까지 달려갔다. 등에 올라타니, 풀들과 꽃들이 모두 그가 달려갈려는 자리를 비켜주듯 길을 틔어주었다. 어느새 매일 어머니를 기다렸던 곳에 도착하였고 그앞에 어머니는 달려와 명헌을 안으며 '감사합니다, 미안해, 미안해'의 말을 반복하며 우는 어머니에 명헌도 울음을 터뜨렸고 그사이에 현철과, 길은 사라져있었다.

그날은 명헌의 나이가 9살이된지 겨우, 3일이 지난날이었다.






그 일이 있고서는 어머니는 명헌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명헌과 함께 산책을 하고 뜰에 나가도 산에 오르지 않고, 같이 앉아 개미를 보거나 엿가락을 나눠먹으며 함께 있어주었다.


그러고는 일주일째가 되던날, 명헌이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으니 무슨일인지 어머니께서는 손수 그위에 털솜이 들어간듯한 두툼한 옷을 하나 더 입혀주며 오늘은 같이 갈곳이 있다며 명헌의 손을 잡고 뒤뜰로 통해 나갔다.


"어머니 어디로 가는건가용? 산에가는건가용?"

"예전에, 붉은 실 얘기 기억나니?"

"네 인간에게는 3번의 삶이있고, 붉은 실이 엮인 연은 다시 만난다고 하셨어용,,,"

"응 오늘은 명헌이의 붉은 실을 만나러갈꺼야"

"정말용? 어머니는 보이세용? 제 손가락에 걸려있는건가용?"


재잘거리는 명헌에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고, 도착한 산의 초입에서 명헌의 옷을 여며주며


"그때, 왔던길 갈수있어?"

"아,아..마도용..?"


명헌의 힘없는 대답에 어머니는 귀엽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명헌을 꼬옥 안아주며 말했다.

"풀들과 꽃들이 길을 알려줄꺼야, 그길을 따라가면 그때 보았던 분이 계실꺼야"


명헌은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불안한마음에 살짝 발을 들어 옮기니 명헌의 키보다 조금 작은 풀들과 꽃들이 길을 비켜주듯 길을 내주었다. 그걸 보며 신기하단듯이 한발 한발 내딛는 명헌은 뒤돌아 어머니에게 팔을 흔들고는 뛰듯이 산으로 들어갔다.


산 안에는 하얀친구들이 더 많이 있었다, 개중 어머니를 기다릴때 같이 놀아주었던 친구도 있었다. 하얀친구는 미안한듯 저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걸 보고 명헌은 웃으며 보고싶었다며 손을 내미니, 손안에 들어와 미안하다며, 자신이 그날 갔어야 했다면서 처음봤던날처럼 크게 빼액하고 소리지르듯 우는 소리에 명헌은 웃으며 괜찮다고 걱정해줘서 고맙다하니, 자신이 안내 하겠다며 포르르 날아 같이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산은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어린 몸으로 힘들지 않은지 열심히 걸어가는 명헌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차있었다.


도착한곳은, 그때의 동굴일 거라 생각했지만 동굴이아니라 높은 담장이 보였다, 담장의 가운데 있는 문은 꼭 저의궁에서 담넘어로 가끔 보았던, 아버지가 계신곳같았다. 아주 커다란문을 저가 어떻게 열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금방 열리는데, 문을 연 사람은 명헌이 고개를 꺽다 못해 뒤로 넘어질 만큼 올려봐야했다, 그때 보았던 멧돼지만큼이나 크고, 아주 다부진 몸에 까까머리를 한 남자가 서있었다.


"얼른와, 기다렸어"


올려다보다 넘어질것같은 명헌을 안아 올리며, 말을 하는 남자의 목소리는 그때의 멧돼지의 소리와 흡사했다.


"현철님이예용?"

"응, 이모습은 오랜만에 보지?"

"아뇽! 처음봐용!"

하하-

"여긴 어디예용? 오늘은 왜 멧돼지가 아니예용? 여기는 현철님 집이예용? 하얀친구들은 어디갔나용? 왜 안들어와용?"


현철은 재잘거리는 명헌을 안아올리고는 문을 지나 안의 마루에 걸터앉아 명헌을 무릎에 내려놓고는 잘지냈냐며 물으니, 명헌은 괜찮다며 벌거 아니라는듯 으쓱거렸다. 그런모습을 보며 크게 웃더니 볼에 입을대며 귀엽다고 했다


"너의 어릴적 모습은 여전히 귀엽구나,"

"아니예용! 저는 남자중에 남자라구용! 벌써 9살인걸용! 그만해용! 아기가 아니라구용!"


그말에 또 크게 웃자, 동그랗게 눈을 뜨고는 삐진듯 흥- 하며 입술을 내미는 명헌에 현철은 조금 당황한듯 하였으나, 명헌은 현철 품에서 나와 저는 현철처럼 키도 아주 클꺼라며 자기가 공놀이도 잘하고, 글도 벌써 떼었다며 금방 어른이 될꺼라며 말했다.


"근데 현철님 왜 오늘은 사람의 모습인가용?"

"글쎄~"

"저도 현철님처럼 멧돼지로 변할수 있는건가용? 저도 동물로 변하고 싶어용!"


그런 명헌을 보며 너는 안된다며, 다시 안아들어 오늘은 궁안을 알려주겠다며 들어가자하였지만, 명헌은 저가 걸을수 있다며 내려달라하였고 현철은 오늘은 많이 걸어서 힘드니 자신이 옮겨주겠다며 그대로 들어가였다, 들어가니

저의 궁보다 훨씬 넓고 신기한것도 많았다. 벽도 반질반질하고, 촛불이 아닌 것에서 빛이 나 방을 밝혔고 중간중간 있는 조각상에 명헌은 눈이 휙휙 돌아가며 감탄사를 내뱉기 바빳다. 그러고는 제일 안쪽 방에 들어가니 저를 이부자리에 내려놓고는


"이제 여기서 지내면 된다, 그리고 이건 늦었지만 생일 선물이야"


어머니가 주셨던것보다 훨씬 더 좋아보이는 반질한 감색의 구체를 손에 쥐어주는 현철에 명헌은 놀란듯 저의 생일이었던거 어떻게 알았냐며 감사하다며 베시시 웃으며 구체를 끌어 안았다.


"방은 마음에 들어? 필요한것이 있으면 말해"

"저는 이렇게 좋은방은 필요없어용! 어차피 어머니와 지내는 곳이 있는걸용 "

"....."


현철의 대답 없자 올려다보니 현철은 명헌의 눈을 피하며 몸을 돌려 급히 나가려하자


"많이 걸어 피곤할터이니 조금 눈을 붙혀라,"


명헌은 저를 급히 재울려는 현철에 이상함을 느꼈다.

저를 데려다줄때 어쩐일인지 옷을 손수 입혀주며 아련했던 어머니의 행동이 떠올랐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안고있던 구체를 버리듯 두고는 급하게 일어나 현철의 다리에 매달려 울음을 삼키며 물었다


"어, 어머니는요? 저 집에 갈래요, 이만 갈래요,,,"


울먹거리는 명헌에 현철은 당황한듯, 안아 올리려 했지만, 다리를 꽉잡고는 데려다달라는 명헌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해가뜨면, 데려다주겠다. 오늘은 이만 자자"

"싫어,용, 지금, 갈래용 집에, 갈래요"


현철의 다리에서 떨어져 명헌은 방문앞까지 뛰듯이 걸어갔다. 현철은 한숨을 내쉬며 안아올리자 격하게 반항하듯 움직이는 명헌에 현철이 꽈악 안아주며

"내일, 내일은 꼭 데려다줄테니 오늘만 같이 자는건 어떠냐? 지금 나가면 오히려 길을 잃을꺼다"

다급하게 말하는 현철에 명헌은 움직임이 덜해지고, 잠시 생각을 하듯 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현철의 목을 끌어안고는 꼭, 내일은 데려다 달라며 웅얼거렸다.


그렇게 현철과 같이 이부자리에 누워 토닥임을 받으니 금방 잠이오는듯 눈이 깜빡거렸다.


"어머니는, 절 버린게 아니죠,,용?"

"그래- 아니다, 다시 올것이야-"

"그럼 내일 일어나면 어머니께 꼭 데려다 줘야되용..."

"그래"

"꼭, 꼬옥...."


명헌의 말소리를 점점 작아지더니, 금새 잠이들었고, 현철은 명헌을 바라보더니 몸을 일으켜 마당으로 나갔다. 문 앞에 들을 말고 앉아 울고있는 여자를 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들어오라 하자 여자는 일어서 급하게 들어오더니, 명헌부터 찾았다.


"서로를 찾는거는 똑 닮았구나 들어가 보아라, 아까 잠들었으니"


여자는 안쪽 방까지 뒤꿈치를 들고 조용히 뛰어가, 명헌의 옆에 앉아 얼굴을 쓰다듬다 붉어진 눈가를 보곤 울음이 날꺼 같은지, 숨을 참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내일 눈 뜨는거 보고 가거라, 그래야 명헌도 안심할꺼다."


여자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명헌의 옆에 누워 칭얼거리듯한 소리에 토닥이며 같이 잠에 들었다. 그모습을 보고 현철은 마당으로 나가 다시 멧돼지의 몸으로 변하더니, 길게 몸을 늘어뜨려 기지개를 키고는, 집을 나섰다.





눈을 뜨니 낯선 천장에 놀라 몸을 일으키니, 옆에 어머니가 있었다.

몸을 조금 움직여 어머니의 볼에 손을 대며 작게 어머니- 하고는 부르니, 어머니는 눈을 뜨며 일어났냐며 다정하게 명헌의 손을 잡고는 몸을 일으켜, 오늘은 좀 늦었으니 엄마가 씻겨주겠다며 욕탕에 가자하였다.

어머니의 손을 잡으니 아직 따스해 어제일은 꿈인가 싶다가도, 따뜻한 욕탕에 아직 그 궁궐같은 집안에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었다.

저의 궁에서는 이렇게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곳에 몸을 넣는것은 정말 특별한 날이 아니면 없었으니 말이다, 욕탕에 들어와 어머니의 손길을 받으며 앉아있으니 명헌은 눈을 감고는 물어본다.


"어머니, 왜, 절 두고, 저를 버리시는건가요,용? 아니죠?"

어머니는 그말에 놀라 옷이젖는것도 개의치 않으며 명헌을 끌어안고는 아니라고 아니라며 애원했다.

"명헌이가, 엄마를 닮아서, 그래서 그래. 19살만 지나면 괜찮아져 다시 같이 있을 수 있어. 그날 엄마가 다시 올께, 진짜야 약속"

이라며 소지를 내미니, 명헌은 그제야 눈을 뜨며 어머니를 바라 보았다.

어머니는 미안함이 가득하지만 거짓이 없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있었다.

명헌도 소지를 내밀며 ''꼭 데리러 와야되요, 꼭.'' 이라며 서로의 손가락에 고리를 걸었다.


욕탕서 나오니, 현철은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 다가왔다.

현철은 잠시 이야기를 하자며 어머니를 데려가려 하였고, 어머니는 명헌에게 혼자 방에 갈 수 있냐며 들어가 있으라고 하였다.

명헌은 방으로 가면서도 힐긋 힐긋 둘을 바라보았고, 문이 닫히자 둘은 자리를 옮겼다.


둘은 한동안 말이 없다, 명헌의 엄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명헌을 태에 품기전에, 꿈을 꾸었습니다. 현철님과 아마 이전생의 명헌이를요.

... 이번생에는, 약속을 지키러 온것 같더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몸을 숨겨야 할때입니다, 현철님도 명헌이도요, 영물의 신부라는 것이 알려지면 온갖 악귀들이 모여들겁니다. 제가 보았던 미래는 19살의 명헌이가 마지막이라는 겁니다. 그후를 볼 수 있게 지켜주세요."


"그래서였군, 그래서 남자아이라 하고 키운것이냐?"


신녀는 그저 현철에게 잘 부탁드린다며, 명헌에게로 가 잘지내고 있으라는 작별인사를 하곤 내려갔다.

명헌과 현철은 그렇게 산속의 집에서 지내게된다. 왕궁에서 원채 조용하게 지냈던 탓인지, 명헌을 찾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경쟁자였던 이가 사라졌다 생각한 이들은 그저 함구했다.


처음에 명헌은 그럭저럭 잘 지내는 듯 하게 보였지만 조용히 가라앉은듯 말수가 사라진것이 걱정되어, 현철은 명헌을 위해 시장에라도 나가겠냐며 물어보았다. 그러니 명헌의 눈이 반짝거리며 벌떡 일어났다.


"시장이용? 저한번도 안가봤어용!"

신난듯 몸은 이리저리 흔들며 그새 편안해진 것인지 현철의 품안에 안겼다.


"가자꾸나, 옷도 한벌 짓고 요깃거리도 사러 나가자꾸나"


올라올때와는 다른 길로 내려가니 금새 시장이 있는 마을에 도착하였다.

궁에 있을때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물론 어머니와 둘이서 있는것도 좋았지만, 나가니 저와 같은 나이 또래로 보이는 친구들도 있고, 시끌벅적한 시장이 활기차보였다. 명헌은 내려 달라하고는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많은 사람에 휩쓸려 아이를 잃을까 급하게 다가와 명헌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하였다. 현철은 배가 고프지 않나며 엿가락도 하나 사고, 좌판에 파는 구슬도 하나 사주며 같이 시장거리를 걸었다. 다른사람들 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현철에 다들 시선을 주다가도, 저들 할일에 바빠 시선이 모이지는 않았다.


명헌은 현철의 손을 잡고 이끌어 이리저리 뿅뿅 다니더니, 갑작스레 멈춰서는 가게들 사이 그늘막 공간에 있는 아이들을 보고 멈추길래, 볼을 콕 질러주니 화들짝 놀라며 다시 가려했지만, 솜이 부풀려져 가지에 붙어있는것을 먹는 아이들에 눈을 떼지 못하길래 있었다. 하나 사줄까 물으니, 괜찮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젖고는 다시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지만, 눈을 흘깃 거리며 계속 아이들쪽을 계속 보는것이 느껴졌다. 입은 얼른가자며, 옷을 지으러가려고 한것이 아니냐며 말하지만, 눈은 그곳에서 떼지 못하는 명헌에 현철은 웃으며 다시 명헌에게 끌려 가다 어딘지 모르지 않냐며 명헌을 안고는 옷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현철은 옷을 사고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명헌에게도 책을 하나 고르라 하니, 저는 아직 글을 모른다는 명헌에 기초학문서적까지 구매하고 나왔다. 그러고서는 돌아가자며 걸어가다, 못내 솜과자를 보던 명헌이 걸려 잠시만 기다리라며 장안으로 돌아가 솜과자를 찾아 두손 가득 들고 현철이 돌아온것을 보며 활짝 웃는 표정을 짓는 명헌을 보니 현철은 여전히 단건 좋아하는구나 생각하며 건네주었다.


명헌은 솜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보더니 신기하단듯 만져보기도 하고 뜯어보기도 하였다. 뜯은것을 입에 넣어보니 비싼 엿가락맛이 났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맛있다며 현철에게도 한입 먹여주고 저도한입, 현철도 한입 서로 같이 먹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현철님 이 솜은 입에 들어가면 녹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달달할수가 있지요용? 엿가락보다 달아용!"

꺄르르 웃는 모습에 진작 사줄껄 그랬다 생각하면서 많이 먹으라고 저의 것도 주었것만, 아껴먹겠다면서 더이상 먹지 않는 명헌에 다음에 또 사주겠다며, 또 장에 가서 먹자며 아이에게 말해주니 명헌은 기쁜듯 볼을 발그레해서는 고맙다며 웅얼거렸다.


그날 이후로 명헌은 현철과 더 가까워졌다, 가끔은 어머니가 보고싶다며 잠결에 눈물을 지었지만 그래도 현철에게 글도 배우고, 활을 쏘거나, 계곡물에서 수영하는 법 여러가지를 배우며 지내니 시간을 금방 지나갔고, 금새 17살이 된 명헌이었다.






점점 커가는 명헌은, 저와 현철의 몸이나 자잣거리에서 보았던 아이들과는 다르게 크는 저의 몸을 보면서,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초경을 시작한 날 명헌은 달려가 현철에게 와 저가 죽을것이라며 크게 우는모습에 당황한 현철은 그때서야, 명헌이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명헌이 처음에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는 조금 속상했다고 한다. 저도 현철처럼 키도 크고 싶었고, 어머니와 현철에게 지켜지기보다는 지켜드리고 싶었다는 말에 현철은 남자가 아니더라도, 지킬수있는 힘은 누구나 가질수있는거라는 말에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했다. 남자면 어떠하고, 여자면 어떠하리 생각했지만,


현철이 명헌에게 고운 비단의 치마를 하나 지어줄 적에 처음으로 자신이 여자인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아이고, 혼례식은 올리셨는가?"

"신랑이 아주 훤칠하던디?"

"아이구, 아이도 순풍순풍 낳겠는디~?"

"아니예용, 그냥, 사부님같은, 거예용"

"에이 그런사이가 무슨 매번 손을 잡구 온다냐~깔깔"


옷가게 아주머니들은 명헌의 치수를 재면서 우스갯소리에 얼굴을 붉힌채 바닥을 바라보았다.

혼들은 저를 신부님이라고 불렀다. 신부라는것은 결혼을 하는 남자의 짝을 신부라 부르고 남자를 신랑이 한다고 했다. 그럼 저는 현철의 신부인것인가? 만약 남자였으면, 저는 신부가 아니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저를 툭 치며 말하는 아주머니에 겨우 생각을 멈추고 걸음을 움직였다.


"얘! 무슨 생각을 한다고 불러도 모르니, 어서 싸게싸게 가셔, 일주일뒤면 다 지어지니까 그때 다시 오고, 혼례복도 여기서 맞춰야된다~"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을 하고 가게의 출구앞에 서있는 현철을 바라보니, 확실히 다른 남자들이랑은 달랐다.

옷감을 좋은걸 입어서가 아니다. 여전히 큰 키에 떡벌어진 어깨, 옷밖으로 태나는 팔근육은 누가보면 매일 장작이라도 패는줄 알 정도도 였다. 얼굴은 잘생겼다고는 하지 못해도, 서글서글 하고 웃을떈 시원하게 옆으로 들어나는 동굴에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저를 바라볼때는 언제나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준다. 다정히 안아주는것도 좋고, 꽉 잡아주는 손도 다부지고, 뭐든 다 좋아보이기 시작한다.


"현철님, 저희 혼례복은 여기서 맞춰야된대용"

"하! 그래 여기서 제일 예쁘고 비싼걸로 해줄테니, 얼른 커야겠구나"

라며 능글맞게 대답하는 현철에 명헌은 맘에 들지 않은지, 입술을 삐죽이며 몸을 돌려 먼저 가게를 나섰다. 현철도 따라 나섰지만, 걸음을 빨리해 도망가버리는 명헌에 당황한 현철도 급히 따라가며 놀리듯 명헌을 불렀다.


"오늘은 솜과자 안먹을꺼야~?"

그말에 명헌은 멈춰섰고, 다시 발길을 돌려 솜과자가게로 향하였다.

그모습을 보고서는 현철은 다가와 명헌의 손을 잡고 걸어가며 크게 웃었다.


날이 유독 덥다고 느껴졌다.

아직 여름이 온전히 오지 않았지만, 명헌은 더위를 느끼며 '이건, 맞잡은 손으로 현철의 높은 체온이 옮겨와 그런것'이라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날이 있고나서는 종종 명헌은 현철을 바라보다 무슨 생각을 하는것인지 혼자 붉어진 얼굴에 부채질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현철은 꼭 산에서 나오면 명헌의 손을 잡고 걸어다녔다. 그 모습을 본 마을사람들은 아주 원앙들이 따라없다며 얘기했지만, 현철에 비해 많이 어려보이는 명헌에, 간혹 현철에게 다가오는 여성들이 있었다. 저는 명헌도 품어줄수있다나 뭐라나, 그래도 현철은 단호히 거절하였고 저들도 장난이라며 변명하는듯한 모습에 명헌은 안주했다.


훌쩍 더워진 여름날씨에 요즘 아랫마을에서 빙고라는것이 생겨 물을 얼려 파는데 그것이 그렇게 달콤하다는 말을 듣고는, 현철은 그냥 수박을 계곡물에 담가먹는것이 났지 않냐 하지만, 새로생긴 문물을 즐겨보고 싶었던 명헌에 이길 수 없다 생각하며 나갈 채비를 하였다.


빙과라는 것이라며, 얼음을 갈로 갈아 그위에 과즙을 짜 올리면, 이것이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다 소문이났지만, 아직은 비싼 금액에 주막이나 길거리에서는 볼 수 없었다. 고급 요정으로 가야지만 먹을수 있었다.


고급 요정은 대문에서 안까지 걸어가는 길에 나무에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있었다.

"이것도 먹는것인가용?"

"네, 복숭아라는 과일인데 신선들이 즐겨먹었다고 하는 설이 있더군요, 다들 신선놀음이 하고싶을때는 여기로 놀러와 다들 이것을 드시고 가셔서 아예, 마당에 심었습니다. 하하 이것이 또 꽃들이 엄청 예쁘게 피더군요. 그 꽃밑을 연모하는 이와 걸으면 꼭, 혼례를 치를수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아, 빙과에 복숭아를 올려먹으면 그것또한 별미입니다"

안내하는 기생의 친절히 대답에 기분이 좋아진듯 눈 밑까지 보조개가 패어 웃는 모습을 보니, 현철도 즐거워졌다.


기방에 앉아 창으로는 푸르른 나무들과 맑은 하늘을 보며 빙과를 먹고 있으니 명헌은 재미난 생각난듯 혼자 작게 크크크하면서 웃는 모습에

"무엇이 그리 재밌는것이냐?"

"현철님 지금 진짜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거네용 크크크"


명헌의 대답에 현철이 크게 웃으며

"나는 산신이 아니라 산군이니 신선놀음은 안되겠구나, 하하하-"

"산군이용? 산군은 호랑이 아니예용?"

"아니다, 그저 산의 주인이 되어 신들에게 조그만한 신력을 받는것 뿐이다,

내가 바로 그 호랑이도 잡고 산군이 된 멧돼지란 말이지"


호탕하게 말하는 현철에 명헌은 의문이 생긴듯

"그럼 저는 멧돼지 신부예용? 아니면 산군 신부?"


쿨럭-쿱 콜록 켁-


그 물음에 현철은 갑자기 당황하여 목에 걸린듯 기침을 하는 모습에 명헌이 옆으로 다가와 등을 두들겨 주었다. 기침이 멎지 않는 모습에 사람을 불러오겠다며 나갔다.

"산군도 먹다가 목에 걸리는군용,,, 잠시만용 물가져다드릴께용!"


명헌이 나가자 기침을 곧 멈추었고, 현철은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현철이 산군도 아니고, 그저 한마리의 멧돼지새끼일적에는 작다는 이유로 무리에게서 버려지고,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인간들이 키우는 돼지우리에 갇힌적이 있었다. 그때 저를 구해주었던 요상한 능력을 가진 마을에서 제일가는 집의 도련님일때도, 저렇게 누구에게 일을 시키는것이 아니라 저가 움직일때가 많았다. 그런 습관 하나 하나가 다시 태어나도 변함이 없는 모습이 웃음이 났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현철은 생각을 접고는 명헌이 돌아왔나 싶어 방문을 여니 웬 어린기생이 저의 품으로 꼬구라지는것며 저에게 물은 쏟았다. 가까스로 쓰러지려는 사람은 잡았으나 물그릇을 제대로 잡지 못해, 옷이 젖어버렸다. 놀란 어린 기생은 실수에 벌벌 떨며 죄송하다며 몸을 일으킬생각도 못하며 물을 닦는것이 참으로 처량했다.

현철은 아이를 일으켜, 괜찮다며 볼일이나 보러가라 하지만, 아이는 놀란 것인지 일어나지 못하길래 잡아주었다. 그때 명헌이 들어왔다. 그 모습을 뻔히 보더니, 그저 말없이 다과상앞으로 가 앉았다.


남은 얼음과 복숭아를 먹었고 가져온 물은 저가 꿀꺽하고는 다 마시는 명헌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아이를 밀어내고, 사람을 불러 아이를 데려가게 하고는 문을 닫고는 명헌의 앞에 와 앉았다.


"맛있어?"

뿅접뿅접...

"더, 더 시킬까?"

우물우물...

"왜, 왜 그런 눈빛인거야..."

"나 아까 그거 알아요. 서점할멈이 빌려줬던 책에서 봤어용"

"또 무얼 빌려줬길래,,,"

"바람난 서방이라는 제목이었어용."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까 무엇이 바람난 서방같다는 건지 감이 잡히지 현철은 그저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명헌의 눈치를 봤다. 저가 왜 눈치를 보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명헌의 기분이 안좋아보이니 몸을 낮추는게 좋았다.

"그으래? 재밋었겠네~"

현철의 대답이 맘에 들지 않는듯

"흥, 산군님 신부는 못하겠어용 이리 바람기가 많아보이니, 저도 다른 지아비를 찾아야겠어용"

새침하게 말하는 명헌에 현철은 화가나는듯 눈썹이 위로 올라갔지만,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런 현철의 태도에 명헌은 그저 다먹었다며 집에 가자며 일어났다.

기껏 오랜만에 나왔더만 서로 기분만 상하였다 생각하였다. 도착할때까지 현철은 말이 없었다. 먼저와 손을 잡지도 않았기에 그저 명헌은 먼저 앞장서 걸었다. 계속 말이없는 현철에, 명헌도 아무 말 하지 않고서는 방에 들어갔다.


방에 혼자 있으니, 괜시리 눈물이 났다.

나쁜말은 저가 먼저 한 것 같지만, 그래도 현철은 언제나 대답을 피하였다. 저가 어른이 아니라서, 저가 아직은 작아서 요리조리 피하기 바빴다.

현철 말고 다른 혼들은 절 신부님-신부님- 부르는데 현철만 저런다, 심지어 마을의 상인들도 저한테 새색시라고 하는데! 현철은 매번 그런사이는 아니오 라며 저의 손을 잡고 걷기는 왜 걷는 건지.

혼자 있으니 많아지는 생각에 또 서러움이 올라온다.


그렇게 혼자 있으니 밖에서 툭-툭- 하는 소리에 몸을 일으켜 나가보니 발치에 꽃을 물고 온 작은현철이 있었다.


-밖에 아주 예쁜 달이 떴어, 같이 보러가지 않을래?

라며 저를 데리고 마루에 앉으니, 혼들이 간단한 다과와 찻물을 내어왔다.

명헌은 마루에 앉아 현철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으려는듯, 달만 바라보고 있었다. 현철은 자리를 옮겨, 명헌의 자리옆에 자리를 잡고는 허벅지에 얼굴을 올리고 물었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게야?

"이렇게 귀엽게 변한다고 제가 용서할줄알아용?"

-그리 귀여우냐? 만져도 된다.

흥-흥- 거리면서도 명헌의 바삐 손을 움직였다. 턱밑도 만져주고, 등에 있는 빗살무늬도 만져주고 짧뚱한 꼬리도 한번 만져보고 하고서는 너무 좋다며 마지막에 얼굴을 배에 묻기까지.

이제 그만 하라며 몸을 털더니 마당으로 풀쩍 뛰어내려가더니 오랜만에 보는 아주 커다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물어본적에는 커다란 모습이 원래의 형태이지만, 신력을 쓰면, 작은 멧돼지나 크기를 조절할수있다고 하였다.


"왜 평상시에는 변하지 않는거예용?"

-너가 무서워하니까

"이제는 괜찮아용, 가끔은 보여줘용"


큰 현철도 이제 무섭지 않다며, 팔을 벌리며 현철에게 파뭍히듯 안겨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현철님의 신부가 맞나용?"

-...

"아니면, 빨리 알려줘요. 내가 착각하고 있던거라면, 제 마음을 접을수 있게"

-아니다 그런것이 아냐, 그저 내가 무서워 그랬어. 너가 진짜 나의 신부가 되어버리면, 너는 이제 인간으로는 돌아가지못해, 인간의 죽음을 맞이할수가없을수도 있어. 죽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저 살아야되는거야. 영겁의 시간을... 너가 힘들어 지쳐버리면 나는 어떻게 해야될까, 그런게 너무 무서워.

"저는, 그렇게 무거운 것은 모르겠어요. 그저 좋다는 마음 하나가 이렇게 불어나는걸요 오늘도 다른이와 그렇게 가깝게 있는걸 보면 화가나는데, 지금만 생각할래요."


현철은 다시 인간의 형태로 변하더니 무릎을 꿇고는, 명헌의 손을 잡고 이마에 대며

-약관의 나이가 되어서도, 같은 마음이라면 아니 혹시 언제든 그럴마음이 든다면 나에게 얘기해줘. 나는 언제든 기다릴수 있으니.언제든 물어봐줄께, 편하게 답해줘.


달이 예쁘게 뜬 여름날, 현철과 명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 후에는, 마을에 내려가서도 이제는 새댁이라 부르는 사람에게 당당히 돌아보는 명헌과, 이제는 그런사이라고 웃으며 답하는 현철이었다.





명헌의 19살의 탄생일이 다가오자 현철은 명헌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 혼자 저잣거리로 나갔다.

거리의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궁의 분위기 도 이상하다는 얘길 건네 들었지만, 마을까지 영향을 끼칠줄은 몰랐다.

사람들은 예전만치 없고, 어린아이들은 아예 보이지가 않았다. 문을 연곳보다는 닫은곳이 더 많았다.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며 장신구를 파는 상인에게가 요즘 분위기가 왜 이런지 물어보니,


"어휴 말도 마슈, 이번여름엔 비가 하나도 내리지 않더만, 가을되니 결국 이리저리서 불이 나는게 아닙니까, 에휴 다들 이리저리 불끄러 다닌다고 바쁘오, 거기다가 왕궁에서는 이것이 다 죄를 저지른 산군의 잘못이라며 제를 올린다오, 산군의 신부를 찾아 제물을 올려야 된다나 뭐라나, 아주 말세야"


혀를 끌끌거리는 상인도, 썩 좋은 형태는 아니였다. 꽤 먹지 못하였는지, 저번에 봤을때보다 훨씬 살이 내렸다.

알수 없는 하얀꽃이 방울방울 열려있는 비녀를 사더니, 동전주머니를 통째로 주며 잔돈은 필요없다며 몸을 일으켜 갔다.

그러니 상인이 다시 현철을 부르지만, 현철은 잔돈은 되었다며 쌀이나 사 먹으라며 갈려하니


"뭔 개소리여, 줬음 끝이제 그래도 이거나 가져가- 보는 눈도 참 없네, 이런거나 선물로 줘야제"


하며 다시 주머니에 담아 현철에게 던졌다.

안에는 하얀색의 가락지가 있었고, 현철은 그것을 보고는 시원하게 웃으며 답했다


"하! 할범. 고마워, 어찌 청혼하려는건 알았대."


현철을 가락지와 비녀를 챙기고서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려다, 신녀는 어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겸 궁으로 가보았다.

궁은 비어있었고, 사람이 오간지 최소 반년은 되어보였다. 곳곳에 쌓인 먼지는 지나간시간이 꽤 지났음을 보여주었다. 명헌의 어머니였다. 슬퍼할 명헌이 그려져, 한숨을 쉬고는 근처의 혼들을 불러 어찌된것인지 알아오라 하였고 명헌에게는 말하지 말라며 조용히 알아올것을 시키고는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곧 19살이 다가오니, 현철은 많이 불안한지 명헌에게 하지 말라는 것만 늘어났다. 산의 경계 밖에는 절대 나가지말고, 아니 오히려 집안에만 있으라며 저를 가두듯 행동했다. 또 하얀색의 혼이 아닌것과 말을 섞지말라기도 하고 음식도 저가 가져다줄테니 함부로 먹지말라는둥, 열매도 손대지 말라며 하지말라는것이 많아졌다.

저가 무슨 어린아이도 아니고, 툴툴대니 무슨 도자기에 흙을 담아오더니, 자기가 씨를 심어놨다며 이거나 돌보라 하였다. 아니, 무슨 이게 보고 있으면 후딱 뿅! 하고 크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명헌아 왜 또 그리 입술이 튀어나와있는것이야"

현철이 언제 왔는지 명헌에게 다가와 입술을 톡 치고는 웃고 있었다. 그 웃는 표정에 더 짜증이 난듯 몸을 돌리니 현철이 살살 명헌을 돌리며 살살 끌어 자신의 앞에 앉혔다.

명헌이 고개를 돌려 저를 보지 않으니 저를 보게 만들어야하는데, 꼭 얼굴은 보이지가 않는데 입술만 톡튀어나와 있는것이 너무 귀여워 웃음을 참지 않고 터뜨리니 명헌은 더 토라져 아예 몸까지 돌리고는 현철을 보지 않았다.


"제가 언제까지 현철이 웃으면 다 풀릴줄 알았어용? 이제는 그 미모 다 식었다구용!"

"명헌아 정말? 이제는 내가 좋지 않은거야? 언제는 나뿐이라며~"

"제가 언제 싫다고 했나용? 지금은 화난거라구용!"

"그래그래, 내가 다 잘못했어. 오늘 저잣거리에서 뭘 사왔는지 봐바. 명헌것이야"

"필요없어용! 흥"

하는 명헌에 현철이 미안하다며 살살 달래었다.


밖에서 현철을 찾는 소리에

"명헌아 이거 새로나온 솜과자야 요즘엔 막대과자가 아니라 이렇게 둘둘말아서 나와 한번 먹어봐"

하고는 명헌의 옆에 두고는 몸을 이르켜 나갔다.


명헌은 현철이 두고간 솜과자를 보다, 굳게 닫혀있는 문을 확인하곤 과자를 뜯으며 이건 이제 질렸는데라며 꿍얼거리며 열어 보다 명헌은 색이 예쁜 솜과자에 아까 화났던 기분이 풀렸다.

솜과자가 꼭 현철이 그 날 이후, 여름날이면 매번 사주는 복숭아 같은 색에, 웃음이 나고 현철에게 화가 나있는것도 잊고는 얼른 가 안기고 싶었다.


-신녀를 ...중이라고 합니다.

"후, 내가 한번 내려가 보아야겠구나. "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몰래 듣는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였지만, 어머니의 일이었다. 저들이 말하는 신녀는 어머니 일꺼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고 명헌은 조바심에 문을 급하게 열었다.


"무슨일이있어용?"

현철은 명헌의 물음에 괜찮다며 말을 피하기에 명헌은 현철을 팔을 잡으며 단호하게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일이잖아요. 알려주세요."

평소처럼 용용거리지도 않고 말하는 명헌에 현철은 이길수가 없다는듯 얘길했다.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궁에 이상한 일이 있는것 같아. 먼저 보내었던 혼들은 돌아오지 않아 정확하게 어떤일인지 알수없어. 아까 마을에도 큰일이 있다는데, "

"저도 가겠어요"

"안된다. 절대 안된다. 궁에서 너를 찾고있다. 너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단호하게 말하는 현철에 명헌도 지지않았다.

그렇게 말다툼이 오가더니, 보통은 현철이 대부분 져주었지만, 명헌의 안전과 관계되는것에는 유독 심하게 굴었다.

명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가둬놓을려고 저를 가르쳤는지, 활쏘는 법도 알려주고 검잡는 법도 알려주었지 않는가, 이제는 저도 어머니와 현철을 지킬수 있는데 지킬 기회조차 주지 않으니 화만 났다.

 

서로 날카로운 말이 오가더니, 명헌을 화를 내고서는 몸을 돌려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명헌을 따라 방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그 문앞에서 서서 기다리다 나오지 않는 명헌에 저도 발을 돌려 돌아갔다.

현철도 명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밖은 혼란스럽고, 아마도 왕궁에서 찾고 있는 이는 명헌일 터였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곳에 명헌과 같이 갈 수 없다.


명헌은 뒤늦은 미안함이 몰려왔다. 아까 그렇게 화를 내고 들어와서는 안되었는데, 화가 나도 그렇게 말을 하는게 아니였는데, 하는 생각과 여전히 어머니가 걱정되었다. 몸을 뒤척이다 본 방은, 참으로 넓었다. 매일을 현철과 얘기를 하다 품에 안겨 잠이 들었는데, 결국 명헌은 몸을 움직여 다시 현철에게로 갔다.

자고 있는듯한 현철의 품으로 꿈질꿈질 들어갔다. 현철도 알고 있다는 듯 그저 들어온 명헌을 마주 안아주었다.

서로에게 미안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알고있다는 듯 그저 말없이 안고 잠들었다.


아직 해가 다 뜨지 않았는데, 현철이 벌써 가려는 건지 채비를 하다 명헌의 손에 하얀옥색의 반지 2개를 놓아주고는 가버렸다.

-그래, 금방 오겠다. 해가 지기전에 돌아오도록 할게.


"이런건 나눠 끼는 건데, 저를 다 주면 어떻게,,,"

명헌은 하나는 저의 약지에 딱 맞았지만 또 하나는 맞는 손가락이 없어 그저 손에 쥐었다.

빨리 돌아와오길 바라며, 현철이 심심하면 보라던 새싹도 나지 않은 것들을 바라보았다.


집안에 있을때는 잘 다가오지 않았던, 하얀 혼들이 저에게 와 곁을 지켜주었다.

산군님은 강하시니 금방 구해서 돌아 올것이라고, 다 괜찮을 거라며 명헌을 달래주기도 하고, 주전부리든 뭐든 가져와 먹이며 저를 위해주었다.




해가 머리에 떠있을때는 시간이 너무 더디게 느껴졌다.

한시진이 한나절처럼 느껴졌다.


하얀 달이 약하게 모습을 들어낸다.

이제는, 한나절이 한시진 처럼 느껴졌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해는 모습을 감추었고, 밤이 왔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명헌은 불안감이 저의 목을 조르는 느낌에 도저히 집에만 있을수는 없었다.

작은 검을 챙겨 산을 내려갔다. 혼들이 명헌을 붙잡았지만 달려 갔다.

경계를 넘으니, 굉음과 약하지만 불에 타는 냄새가 났다.


펑-

다시 또 들리는 굉음에 명헌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움직였다.

어릴적 보았던, 담넘어의 커다란 문안에서 폭음과,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듯 발걸음을 빨리 움직였다.

그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어머니는 묶여있고, 현철은 그밑에서 칼을 든 사람들에게 둘려 싸여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었다.

붉은 용포를 입은 남자 뒤로 반은 사람이고, 반은 호랑이인것가 현철을 보며 웃고 있었다.

남자는 다시 또, 화약을 채우고는 현철을 향해 겨누웠다.


이번에는 현철의 다리에 맞았다. 현철이 쓰러진다. 현철이, 그 강하다고 걱정말라했던 현철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다.


또 다시 화약을 채우는 모습에 명헌은 달려 칼을 든 사람을 밀치며, 덤비는 자에게는 저도 칼을 휘둘렀다.

뛰고 휘두르고, 찌르고 그렇게 현철에게 겨우 다가간 명헌은 그 앞을 막아서보려 하지만,

궁은 쓸떼없이 넓었다. 저가 그렇게 뛰었는데, 현철과 도저히 가까워지지가 않는다.


다시 또 한발, 이번에는 몸에 맞았고, 현철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현철, 현철 일어나요"

-집에, 있으,라,니까,, 왜, 왔어

"산군이, 이렇게 약해용, 왜, 강하다고 했잖아용,,, 이렇게 가면 어떻게해요...가락지 내손에 끼워주고 가야지, 눈떠요, 제발"

-호, 혼례,복 그,,집,에서 맞춰, 주기,로,했는데, 미안해

"미안해 하지말고, 제발,.."


현철은 그렇게 눈을 감았고, 명헌을 소리쳐 울부짖었다.

































"만약에용, 산군은 인간처럼 3번의 삶을 받을 수 있을까용?"

"덕을 많이 쌓으면, 가능하다고는 들었지만, 아무도 알수는 없지."

"현철님 덕을 쌓아용! 나랑 또 만나야지용!"


그때, 명헌의 말을 잘 들었던 덕인걸까.


"베시, 나도PG, 잘해보자, 베시"

"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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